livin' seberia

그날, 7시간.

analysis

청와대에서 밝힌 세월호 7시간의 동선. 이례적 공개다, 헹간의 소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관저에 있었다, 이런 분석들이 나옵니다. 하지만 반문해봅니다. 그게, 자랑입니까? 그렇게 당당합니까?  


세월호 참사 당일 아침부터 실린 기사들을 토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흔적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얼마 전 누군가 그런 말을 하더군요. "그날, 하루종일 휴대전화 붙들고 아이들이 살아있을까, 전혀 관련없는 나같은 사람도 발을 동동 구르며 뉴스를 봤다"고. 대통령은 대체 무얼 했길래 그리도 안이했느냐고도 했습니다. 

저또한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오전에 출근하고 잠시 뒤 선박이 침몰했다는 뉴스가 떴고,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는 소식을 보고서야 겨우 점심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선배들과 곱창전골을 먹던 중 휴대전화 푸시알림이 뜨더군요. "선배, 109명이 아직 나오지 못 했답니다." 그때 제 말을 들은 선배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야단났다. 큰일이 벌어진 것 같다." 그렇게 저는 익일 출장 준비를 했지요. 

옛날 이야기지만, 아직도 진행형인 이야기라 그런지 여전히 너무도 생생합니다. 그날의 뉴스들을 다시 펼쳐보고 있으니, 또다시 눈물이 납니다. 포털사이트를 열어 4월 16일 오전부터 '박근혜 대통령' 검색어를 지닌 모든 기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일단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정원 간첩조작사건 관련해 남재준 국정원장 건으로 시끄러웠던지라 그에 대한 해명이 오전 내내 나왔는데요. 10시 30분이 되어서야 "최선을 다하라"는 대통령의 멘트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아래 그래픽은 청와대의 '이것이 팩트입니다' 우측에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들어간 기사 릴리즈(같은 주제일 경우 가장 먼저 나온 것 중심으로) 목록을 붙인 것입니다. 


416.pdf



이렇게 추리고 보니, 정당의 '대통령 직접관리' 요청에도 수석비서관회의에 나가지 않고, 공공기관 워크숍은 박대통령이 본부에 들른 뒤인 17시 30분에야 취소됩니다. 당시 안전행정부 1층까지 가는 시간이 해 봐야 몇 분이나 걸리겠습니까마는, 경호실 일이니 오래 걸린다 칩시다. 실종자가 수백명이라는 소식을 듣고도 대통령은 15시 이후로 오직 서면으로만 보고를 받습니다. 저라면, 전화통을 붙들고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세부적으로 설명하자면,


2014-04-16 10:31 아주경제 박근혜 대통령, 진도 여객선 좌초 "구조 최선다하라" http://www.ajunews.com/view/20140416103420413

2014-04-16 10:33 머니투데이 박 대통령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게 하라"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41610330464953&outlink=1

2014-04-16 10:38 YTN [속보]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탑승객 구조 최선 다하라" http://www.ytn.co.kr/_ln/0101_201404161038482927


여기까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즉각적인 보고를 받았다" "김 실장이 위기관리센터로 자리를 옮겨 조치를 취하는 한편 관련 상항을 즉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기사엔, '다행스럽게도 학생들은 사고 직후 모두 구명조끼를 입었다'는 말이 쓰여있습니다. 또한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는 말도 나왔지요. 이 오보를 청와대는 '붉은 점'까지 찍어가며 대통령의 동선 그래프에 첨부합니다. 


2014-04-16 10:57 한국일보 [긴급] 여객선 완전침몰... 학생들 전원구조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8&aid=0002491579

2014-04-16 11:04 YTN [속보] "침몰 여객선 여성 1명 사망 확인" http://www.ytn.co.kr/_ln/0115_201404161151244210


이후, 박 대통령이 김 실장의 보고를 받고 "해군과 해경의 인력과 장비, 그리고 동원 가능한 인근 모든 구조선박 등을 최대한 활용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 "여객선 객실과 엔진실까지 철저히 확인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합니다. 김석균 해경청장에 전화를 걸어 "해경특공대도 투입하라"고 했다지요. 


2014-04-16 11:20 연합뉴스 박대통령, "구조 최선 다하라"... 특공대 투입 지시(종합)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6865015


4분 뒤 연합뉴스는 '내일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에 대통령도 참석한다'는 기사를 송고합니다.


2014-04-16 11:24 연합뉴스 내일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 박대통령도 참석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6865074


몇 분 뒤 SBS 취재파일에는 요즘 핫한 정유라 얘기도 나오고요. 


2014-04-16 11:46 SBS [취재파일] '승마공주' 논란에 휩싸인 18살 국가대표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346218


그리고 오후들어, 상황이 급변합니다.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전원 구조는 오보였음이 밝혀지게 됐죠. 


2014-04-16 14:55 뉴스웨이 전남 진도서 여객선 침몰... 현재 2명 사망, 293명 실종 (종합1) http://news.newsway.co.kr/view.php?tp=1&ud=2014041614342560446&md=20140416165808_AO

2014-04-16 15:26 한국일보 [진도 여객선 침몰] 생사불명 300명 육박... 초대형 참사 되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8&aid=0002491680


박대통령 관련 발언이라곤, 3시에 방송된 뉴스까지도 여전히 오전에 한 말이 반복될 뿐이었습니다.


2014-04-16 05:27 OBS 박 대통령,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 김장수 실장, 위기관리센터로 이동 http://www.ob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6635


급기야 정당에서 나서 대통령에게 관리를 요청합니다.


2014-04-16 15:49 정의당 보도자료 [보도자료] 천호선 대표 "세월호 침몰 사고, 박 대통령이 실시간 관리해달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23&oid=426&aid=0000001615 


심지어 뉴데일리마저도 청와대가 무기력하다고 보도하기에 이릅니다;; 청와대가 침묵만 하고 있는 것은 당장 국가안보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말이지요. 또한 아시아 경제도 최고 책임자 격인 박대통령의 입에서 직접 "단 한 명의 인명피해가 없도록"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사고 초기 정부 당국으로부터 별 일 없을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이야기 합니다. 


2014-04-16 16:23 뉴데일리 진도 여객선, 사람 다 죽어가는데... 무기력한 청와대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00395

2014-04-17 17:00 아시아경제 [세월호 침몰] 정부, 안이한 사고 대응, 오락가락 통계 '원성'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41616320951644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후보던 김진표 의원도 박대통령의 역할을 주문합니다.


2014-04-16 16:56 아주경제 [진도 여객선 침몰] 김진표 "박근혜 대통령, 직접 상황 챙겨달라" http://www.ajunews.com/view/20140416165742108


이때까지도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그리고 오후 5시 30분,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왔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실제 방문 시간은 5시 10분쯤) 그리고 이제서야, "사고소식 듣고 가만 있을 수 없었다" "왜 구조 인원에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느냐"며 익일 열리기로 했던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무기한 취소하게 됩니다. 이 자리에서 그 유명한 "구명조끼를 입었는데 왜..." 라는 발언이 나오지요. 


2014-04-16 17:30 매일경제 박근혜 대통령,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 방문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598243


이튿날 아침, 이런 기사가 나옵니다. 그리고 청와대는 비상 근무 체제에 돌입합니다. 


2014-04-17 07:54 YTN "박근혜 대통령, 밤새 뜬 눈으로 새웠다" http://www.ytn.co.kr/_ln/0101_201404170754251642


그리고 사고현장에 도착하지요. 


2014-04-17 14:36 TV조선 [속보] 박근혜 대통령 사고현장 도착 http://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4/17/2014041790342.html

2014-04-17 15:25 연합뉴스 <여객선침몰> 세월호 바라보는 박 대통령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6868099


이후 4.19 혁명 기념일에 서울 4.19 민주묘지를 방문하는 것을 제외하곤 모든 일정을 취소합니다. 부활절에도 유진룡 장관에게 축사를 대신 읽게 했지요.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얼굴을 보이고, 25일 방한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납니다. (이때도 하필 하늘색 밝은 정장을 입어서... 검은 정장 가운데 나홀로 밝음 논란이 있었죠) 28일엔 주한대사 신입장 제정식 사진이 나왔고요. 29일엔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는 모습이 언론에 실립니다. (네, 그 박사모 할머니를 만납니다. http://www.nocutnews.co.kr/news/4017083)


5월 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하고, 2일엔 종교지도자 간담회를 열고, 4일에야 다시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납니다. 


2014-05-04 13:44 연합뉴스 <세월호참사> 팽목항 찾아온 박근혜 대통령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1&aid=0006891675


6일 석가탄신일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 그리고 9일에는 긴급민생대책회의를 엽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여파로 소비위축 조짐... 사회불안, 분열 야기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합니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50911022758052&outlink=1

그리고 이날 청와대에 온 유가족들에 대해선 정무수석을 보내 면담토록 하지요. 11일엔 수석비서관 회의를 소집, 13일엔 국무회의에 참석해 얼굴을 보입니다. 14일 대한민국 학술원 개원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16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만나며, 18일엔 명동성당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미사에 참석하며, 19일엔 대국민 담화(고심끝에 해경 해체..)를 합니다. 그리고, 바로 UAE로 나갑니다. 


여기까지가 참사 이후 근 한 달의 근황입니다. 그리고, 그이후 박대통령의 관심은 세월호 참사로부터 멀어져갑니다. (이후엔 6.4 지방선거도 있었죠) 



그리고 이건 사족이겠습니다마는, 


이 기사들을 살펴보던 중, 그 이후 한 달 동안 언론에 실린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온 국민이 슬픔과 악몽으로 몹시 힘들어하던 그 시기, 신문에 실리고 인터넷에 보도된 공식석상 박 대통령의 얼굴은, 글쎄요... 제가 보기엔 평온해 보였습니다. 감정을 추스리고, 냉정하게 국정을 수행해야 한다고 할지라도... 이건 기계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이, 같은 기간 2013년 사진과 별반 차이가 없지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통계로 돌려본 값을 살펴보면... N이 적기는 하지만, neutral값과 happiness값의 상관관계를 따져볼 때, 2013년의 두 값 사이 coefficient가 2014년 동기간 coefficient에 비해 조금 더 양의 관계에 가깝더군요. (b=2014, a=2013입니다) 제가 해석하기론... 두 값이 극단적으로 벌어져 있는 것은 2014년이 더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2014년 이 당시 표정들은 '중간이 없이 극단적'이었다고 생각해봤습니다. 2013년엔, 윤창중 사건을 제외하곤 대체로 아주 행복했던 대통령일테니까요. 전수로 다뤄봐도 이렇게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 cor.test(b$happiness, b$neutral)


Pearson's product-moment correlation


data:  b$happiness and b$neutral

t = -23.276, df = 12, p-value = 2.358e-11

alternative hypothesis: true correlation is not equal to 0

95 percent confidence interval:

 -0.9966461 -0.9649102

sample estimates:

       cor 

-0.9891056 


> cor.test(a$happiness, a$neutral)


Pearson's product-moment correlation


data:  a$happiness and a$neutral

t = -6.7028, df = 4, p-value = 0.002578

alternative hypothesis: true correlation is not equal to 0

95 percent confidence interval:

 -0.9955746 -0.6598189

sample estimates:

      cor 

-0.958252  


위 통계에서 다룬 사진은 순수하게 랜덤으로 골랐습니다. 그가 웃거나, 우는 사진은 일단 그 수가 적기도 할뿐만 아니라 오히려 왜곡된 해석만 가져올 듯 해서 '우리가 평소에 보던 박 대통령 모습'을 위주로 말이지요. 



2014.04.17 경향신문

2014.4.19 연합뉴스

2014.4.21 한겨레

2014.4.25 경향신문

2014.4.28 연합뉴스

2014.04.29 국제신문

2014.05.01 연합뉴스

2014.05.02 국제신문

2014.05.04 뉴시스

2014.05.06 연합뉴스

2014.05.09 연합뉴스

2014.5.13 연합뉴스

2014.5.14 세계일보 

2014.5.16 뉴시스

2014.5.18 뉴시스

2014.05.19 연합뉴스




2013년. 



2013.4.23 연합뉴스

2014.4.29 한국일보

2013.05.06 국민일보

2013.05.07 뉴시스

2013.05.13 연합뉴스

2013.05.15 연합뉴스

2013.05.16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