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 seberia

최근 공부하는 몇 가지 + 팁

deok

호기심이 너무 많아서 이것저것 건들다 보니 요즘 새로이 익힌 것들이 좀 있습니다. 몇 가지 소개하자면. 


1. Amazon Rekognition + OS Sierra

주로 image detection을 하느라 이 api를 좀 활용하는 편인데, 애플과 아마존의 관계를 보여주듯(?) 둘이 자꾸 튕깁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명쾌한 답변이 있었으니 다음과 같지요.


진짜 복 받으실겁니다.

이제 아래 깃헙을 적극 활용해서 코드를 열심히 짜야... 

https://gist.github.com/alexcasalboni/0f21a1889f09760f8981b643326730ff

그래야 제가 졸업을 할 수 있습니다.


2. 컴퓨터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 

실은 cpu 성능이니 gpu니 하는 것은 '설치된 그대로가 좋다' 또는 '연구실에 있는 거 쓰다보면 좋겠지' 생각했는데, 아뿔싸, 그게 아니었습니다. 근래들어 심즈를 잘 돌려보려는 제 친구의 장비 공부에 또 같이 솔깃거리느라 살펴봤더니 이쪽 세계도 재밌더군요. 최근 시아버지가 바꾼 컴퓨터는 cpu i5 6600 + gtx 1080 콤비라고 합니다. 이정도면 와우가 아주 잘 돌아간다는군요. 이쪽 세계도 마저 공부해보려고 합니다아.


3. PCA 분석

주성분 분석이라 불리는 이 녀석을 r에서 돌릴 일이 좀 있었는데, 코드는 요 녀석을 썼습니다. 잘만 돌아가더군요..

pca

https://www.analyticsvidhya.com/blog/2016/03/practical-guide-principal-component-analysis-python/



prin_comp <- prcomp(data, scale.=T)

prin_comp$center

prin_comp$scale

prin_comp$rotation


biplot(prin_comp, scale=0)


std_dev <- prin_comp$sdev

pr_var <- std_dev^2

pr_var


prop_varex <- pr_var/sum(pr_var)

prop_varex


plot(prop_varex, xlab=‘principal component’, ylab=‘proportion of variance explained’, type=‘b’)


r도 오랜만에 돌리면 파일 부르는 것부터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금세 극복가능합니다. 아직 돌릴 것이 넘나 많으니 마저 좀 더 해봐야겠습니다. 후후. 


4. 가끔 코딩하다가 아주 턱-턱- 막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늘 "내가 너무 컴퓨터의 기본을 뛰어넘었엉"이라고 되뇌곤 합니다... 그래서 mit 학부 1학년생들이 본다는 교재를 샀지요. 물론 산지 한 한 달쯤 된 것 같은데, 아까 머릿말과 감사의 글을 읽었습니다. 본문도 곧 읽겠쥬...핳핳핳


  열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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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덕의 맥진단] 오늘은 맥을 고쳐보겠다.

deok
말은 화려했지만 사실은 제대로 고친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다. 

며칠 전부터 내 맥북에어가 나에게 전기고문을 하기 시작했다. 음 표현이 꽤 러프하다만, 정확히 말하자면, 트랙패드 근처 내 손바닥이 닿는 부분에서 자꾸만 전기가 올랐다. 

(참고로 내 맥북에어는 2015 early 11-inch 버전이다. 화면을 너무 작은 것으로 골라 마치 스마트폰으로 코딩하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더불어 메모리가 꽉 찼으니 파일좀 그만 처 넣으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마구 쏘아올렸다. 도대체 내가 무슨 파일을 어떻게 저장하는 지 잘 모르겠다만, 현재로선 하드에 13G 정도가 남아있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난 동영상도 그다지 다운받지 않는 편인데...)


그런 가운데 나의 집(home)용 아이맥도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오빠가 문명도 하고 디아블로도 하고, 내가 가끔 토렌트로 불법 다운로드도 하고 했더니 마치 윈도 컴퓨터 액티브 엑스 오류마냥 멈추고 또 멈췄다. (참고로 패러랠즈도 깔지 않았다)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보기로 했다. 편의를 위해 아이맥은 큰맥, 맥에어는 작은맥으로 부르겠다. 


일단 전기오름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작은맥을 구입한 날짜가 정확히 지난해 6월 11일이다. 애플 서포트(https://support.apple.com/ko-kr)에 문의한 건 지난 목요일, 즉 산 지  일 년이 채 되기 전 시점이었다. 애플 케어 프로텍트 어쩌고를 신청하지 않은 관계로 하루하루가 시급했다. 전화는 상당히 빠르게 왔다. 아침 9시쯤 '자꾸 손에 전기가 올라 죽겠다'고 울면서 전화문의 글을 올렸더니, 3분도 되지 않아 080 번호로 전화가 왔다. 평소 오프라인 애플 AS에 비하면 엄청난 서비스라 할 수 있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접지 문제였다. 


비슷한 증상을 겪는 많은 이들이 나와 비슷한 검색을 꽤 많이 했던 모양이다. 자동 검색이 될 정도.



AS기사님은 본인도 맥프로 2015early를 쓰고 있다며, 접지문제를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애플에서 애초부터 제공을 했어야 했을 바로 그 접지 케이블!을 별도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 정품은 안 보이더라만...) 아마존 직구를 하면 우리돈 6000원 이면 살 것이지만, 국내에서 구입하려면 10000원 가량(배송비 포함) 내야 하는 바로 그 접지 케이블이다. 현재 연구실에 도착했다고 하나, 본인은 이번 주말 집에 있을 예정이므로 아직 리얼버전은 보지 못했다. 


배송비 합쳐 1만원 가량ㅜㅜ



내 주변에선 실핀(머리카락 고정용)을 플러그 부근에 꽂아 접지용도로 써도 된다고 하지만, 혹여 실수로라도 전원 연결된 상태에 그걸 만졌다가 큰일을 겪고 싶지는 않았다. ㄷㄷ 주문하는 쪽을 택했다. DIY도 꽤 많이 나와있긴 하지만, 내게 남는 건 돈, 모자라는 건 시간이니까. (요새 농담이 늘었다. 세상살이가 힘들어서...)


그런데 미스테리한 점이 있었다. 


전원을 연결한 상태에서 전기가 오르는 건, 지속적으로 전류가 흐르기 때문이라고 치지만, 콘센트를 빼 놓고 쓸 때도 내 경우엔 전기가 흘렀다. 

이에 대해 AS기사님은 주변환경이 문제일 것이라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내 자리가 에어컨 아래 직선으로 바람을 맞는 꽤나 쿨한 자리고, 그러다보니 안구건조증에 시달리다 못해 요즘은 루테인을 섭취해야 할 지경이다. 맥이 일 년 쯤 지나면서 무언가 약해진 모양이고, 그런 가운데 정전기가 자꾸만 오르는 모양이다. 혹자는 이런 말도 했다. "원래 애플이 하드웨어는 싼 걸로 쓴다"고,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으로 승부한다"고 했다. 사실 질려서 던져버리고 싶은데 고장도 안 나는 삼성 핸드폰과, 던지고 싶지 않은데 상처가 잘 날 정도로 무딘 아이폰을 번갈아 써보며 느낀 점도 이와 비슷했다. 


아무튼 지금 집에서 충전기 빼놓고 쓰는 중인데 괜찮다. 우리 집이 아주 습도가 잘 조절되는 모양이다^^ (사실은 전기요금이 아까워 에어컨을 틀지 못...)



메모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확장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말했다시피 모자라는 건 시간이니까 내가 그걸 확장하러 갈 시간이 없다. (돈도 꽤 들겠지..? ㅠ)

이렇게 된 이상 있는 파일 삭제하고 최대한 점검하는 바 밖에 없다. 일단 기사님이 말해주신 대로 부팅과 동시에 d버튼을 꾸욱 누르고 있으니 하드웨어 점검창이 떴다. 

혹여 내 하드웨어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 음, 다행히 별 일은 없었다. 그냥 애플 클라우드와 연결된 거 잠시 끊어두고ㅠ(사진, 동영상 파일이 워낙 많다...) 앱 정리하는 쪽을 택했다.

참고로 대시보드에서 삭제가 되지 않을 경우 finder -> 응용프로그램 에서 삭제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휴지통으로 끌어다가 쓰면 admin 암호를 묻는 창과 함께 삭제가 가능하다. 


여길 말하는 거다.


작은 맥은 일단 이 정도로 하고(세상에 뭘 했다는거지?) 이제 큰 맥으로 옮겨가보자. (작은맥은 열심히 잘 굴리고 쓰다가 나중에 고이 팔아 큰 화면으로 갈아타는데 쓸테다 ㅠㅠ)


이 친구는 왜 자꾸 우리오빠 문명 하시는데 멈추고 난리일까?


앞서 언급한대로 d버튼을 꾹 눌러 실행에 옮겼더니 이런 일이 벌어져있었다.



그렇다.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내 경우 4SNS/1/40000001: IG0C-0.257 이라고 뜬다. 

위대하신 구글신께 여쭸더니 이런 유용한 사이트를 알려주며 팁을 제공해주시었다. (진짜 이쪽 공부를 하면 할수록 구글신은 과하게라도 존대 또 존대하게 된다)


티스토리 UI는 정말 최악이다. 그림에 테두리 하나 두르는데도 이따위것밖에 없다. 


일단 이렇게 암호를 차근차근 풀어보도록 하자. 내 컴의 경우 4SNS라는 말이 제일 앞에 떴다. 따라서 시스템 센서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돈이 든다는 뜻이다.






제일 뒷쪽(숫자 건너뛰고 맨 뒤에 있는 부분)을 풀면 다음과 같다. 여기 캡쳐본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I" for current, "T" for temperature, or "V" for voltage.

라고 한다. 따라서 이대로 풀면, 

current, Graphics processor(GPU), Optical drives, Central Processors(CPU) 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컴퓨터 새로 사란 얘긴가.


참고로 이 친구는 iMac13,1 버전으로, 내가 시집 올 때 사가지고 온 녀석이다. 당시 코엑스가 전면 보수공사에 들어가면서 전시상품을 팔았는데, 그 때 그래도 꽤 싸게 주고 샀다. 하지만 기존 깔려있는 프로그램이 내 애플 계정과 맞지 않아 꽤 애를 먹었고, 지금도 그 고생은 여전하다. 더구나 일련번호도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아무튼 다음에 살 땐 절대로 전시상품을 사지 않으리라 다짐하게 된 계기였달까. 


혹 kernel task가 너무 올라가있어서 컴퓨터가 버벅대는 것은 아닐까?

대개 활성상태보기 창(유틸리티에 들어가면 있다)에서 CPU 섹션에 kernel_task가 10%를 넘나들면 그리 좋은 건 아니라고 한다. (이유는 묻지 않길 바란다...) 내 경우 이 수치가 14% 안팎이었으므로 뭔가 조치를 좀 취해볼까 싶었다. 더불어 시스템 탭에서 사용자 -> 로그인에 들어가보면, 부팅시 함께 켜지는 프로그램이 뜬다. 우리집의 경우 크롬과 steam(오빠 게임용...)이 시작프로그램이었다. 모두 삭제했다. (ㅎㅎ) 물론 원흉같이 느껴지던 토렌트도 삭제했다...


kernel task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부팅을 하면서 option+command+r키+p키 를 동시에 누르면 된다고 한다. 원리는 모른다. 구글신께 여쭙고 싶으나 넘나 귀찮은 것. 한 번 삑 하며 부팅이 되려다가 또 한 번 삑 하며 또다시 부팅이 된다. 두번째 부팅이 될 때 위 4개 키에서 손가락을 살포시 떼면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kernel task 수치는 떨어졌다. 



느낌같은 느낌에 따르면 컴퓨터 부팅 속도는 제법 빨라진 것 같고(예전에 비하면... 어휴...) 덜 버벅대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이걸 무슨 효과라고 하던데...)

맥을 고친 거라고 하긴 힘드나, 개인적으로 뭔 문제가 있는 건지 확인(ㅠㅠ)정도는 한 셈이 됐고, 뭐, 개인적으로 취할 만한 조치도 취했다고 본다. 


담에 겜하다 멈추면 그땐 오빠 게임기 따로 하나 사라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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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HOT 앨범 분석 - 2

deok

1집 분석에 이어 이번에는 2집(1997.7)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2집으로 말하자면 당시 HOT가 할 수 있던 모오-든 컨셉을 다 끌어다 썼다. 노래 구성을 보면 그렇다. 일단 명곡이라 불리는 노래들이 여기 제법 수록돼있다. 앨범 표지는 마치 그래피티를 한 듯 멤버들의 개성을 살린 캐릭터로 표현됐는데, 이후 HOT와 '툰(toon)'내지는 '캐릭터'와의 만남은 계속 이어졌다. 3집에 이르러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만화 <언플러그드보이(1997)><오디션(1998)>의 작가 천계영이 HOT 멤버들을 각각 그렸다. 그리고 그 천계영의 캐릭터로 팔린 HOT 굿즈가 엄청났다. (ㄷㄷ) 수록곡 '우리들의 맹세'의 뮤직비디오는 아예 천계영이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됐다. 당대 최고의 로맨스 만화가와 최고 아이돌의 만남이라니 정말 엄청났다. 

이런 캐릭터 사업의 일환으로, 앞에서도 언급한 음료수 '틱톡'에 새겨진 동글동글한 느낌의 HOT 멤버 캐릭터 또한 대박을 쳤다. 당시에 캔을 칼로 잘라서 모서리를 다듬은 뒤에 줄을 꿰서 가방에 달고 다니는 게 유행이었는데, 이거 만들다가 여러 명 손가락 벴었다. 물론 필자도 그 여러 명에 포함된다. 1집땐 기껏해야 문희준 장갑이나 책받침, 파일, 엽서 따위에 불과했던 굿즈가 '캐릭터'를 등에 업으며 엄청나게 커진 것이다. 그 시점이 바로 이 2집쯤이었던 것 같다. 

다시 2집으로 돌아와서. 제목은 모두가 다 알듯 Wolf and Sheep, 즉 '늑대와 양'이다. 동명의 곡도 수록돼있다. 엄청난 곡이다. 뒤에 가서 설명하기로. 

1. Go! H.O.T.!

2. 늑대와 양

3.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4. We Are The Future

5. 행복

6. 열등감

7. 12번째 생일

8. Tragedy (Feat. Deric W. Battiste)

9. 너와 나


► full album : https://www.youtube.com/watch?v=ljNnwnmWQ4M


1. Go! H.O.T.!

"Go 희준! Go 토니! Go 재원! Go 우혁! Go 강타!"로 시작하는 본격 HOT 입덕 인트로다. 후반부에 가면 'sexy guy is 강타, 헤이 핸섬! wit guy is 희준~ 희준이는 삐까삐까, mood guy is 토니, 헤이~펑키, wild guy is 우혁, 막내 재원이는 shy shy guy guy!(필자는 '잘생겼다'라고 들었는데, 가사를 보니 그게 아니다. 20년 만에 알았다)' 라고 한다. 사실상 이들의 캐릭터를 아주 정확하게 묘사한 것이다. 1집에서 차마 누굴 좋아해야 할 지 고르지 못한 우유부단한 소녀들을 위해 친절하게 카테고리를 나눠준 셈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건 나중에... 


  

2. 늑대와 양

이 곡의 가장 유명한 부분은 역시 "헤이 늑대! 짐승같은- 하!" 이 파트다. 사실 이 부분의 원래 가사는 "헤이 늑대, 빌어먹을 짐승같은 놈들!" 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앨범이 발매된 뒤에 이 부분이 문제가 됐다. 욕설이 가사에 들어갔다며 한바탕 난리가 났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방송에서 이 노래는 "헤이 늑대, 짐승같은- 하!"로 불렸다. (위 링크에 나오는 음원에서도 빌어먹을, 놈들 은 나오지 않는다) 

노래의 메시지도 아주 강렬하다. 강자와 약자로 나뉘어 늑대와 양으로 비유한 것도 그렇고. 전 앨범에서 시작된 '전사'의 이미지, 그리고 저항의 이미지를 2집에서도 끌고 가는 곡이라 할 수 있다. 가사 하나하나 뜯어봐도 굉장히 저항적이다. 이 땅의, 아무 잘못 없지만 저주를 받은 양들은 결국 늑대들의 전리품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요즘 나오는 k-pop에서 어디 이런 가사를 찾을 수 있나 싶다. (요즘은 죄다 사랑타령이라는 혹자의 말이 떠오른다) 

그나저나 노래 제일 앞부분에 나오는 장우혁 랩 가운데 "2000년 6월 28일~ 미리 예고 됐었던 그들이 왔다"가 있는데, 도대체 이날 무슨 일이 있을 예정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찾아보니 영화 <인디펜던스데이>를 모티프로 한 지라 가상이 날짜를 설정한 것이 이 날이라고 한다) 



3.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너를 사랑하지만 보내주겠다는 훈훈하기 짝이 없는 노래다. 이 노래로 말할 것 같으면 90년대 로맨스를 압축했다고 할 수 있다. 주로 여리여리한 여주인공이 병에 걸려 죽는 드라마가 횡행하던 시절이었는데, 이 노래에도 꽤 잘 묻어난다. 어린 날 마음속 깊이 연모하던 그녀를 그대로 묻어버리겠다는(이렇게 쓰니까 뭔가 잔혹해보인다만) 내용이다. 강타가 어찌나 절절하게 노래하는지, 작사 작곡 및 보컬 트레이닝까지 맡은 유영진이 다 뿌듯했을 것 같다.

이 노래는 이후로 그리 많이 들리지 않았는데, 다시 들어도 정말 좋은 노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음도 좋고, 보컬도 좋다. 얼마 전에 '젝키와 HOT의 수록곡들을 이 시대에 다시 들고 나온다면, 아무래도 젝키가 유리할 것... 현재 공감가는 내용도 많고(주로 여심 자극하는 노래가 많으니) 리메이크하기에도 좋다'는 분석을 들은 적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과 같은 노래는 잘만 다시 구성하면(혹은 이대로 나와도) 요즘 세대들이 좋아할 법 하지 않을까? 음, 이 부분은 냉정하게 어찌 평가할 수가 없다. 



4. We are the Future

이 곡은 명실상부 HOT의 대표곡이다. "HOT 노래 가운데 뭐가 제일 좋아?"라고 물으면 열에 대여섯은 이 노래를 꼽는다. "이제는 모든 세상의 틀을 바꿔버릴 거야, 내가 내가 이제 주인이 된 거야, 어른들의 세상은 이미 갔다. 낡아빠진 것 말도 안되는 소린 집어 치워, The future is mine!" 이라는 인트로부터가 엄청나게 강렬하다. 대놓고 '어른들, 기존 세대는 우리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제부턴 우리의 시대'라는 메시지를 던져댄다. 가사도 어찌나 직설적인지, 얼핏 야망까지 느껴진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니까, 나는 앞으로 내가 잘해 나갈거라 믿는다는 아주 희망적인 가사도 있다!) 

무엇보다 똑같은 삶을 강요받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내가 키워가겠다는 내용, 내 안에 꿈틀대는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것까지도... 이곡이 나온 게 1997년이니 필자가 초5때다. 우리 세대는 요즘 아이들처럼 발육이 빠르지도 않았고, 따라서 그땐 초경조차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알아둘 것이 있다. 이 당시에는 음악을 소유하는 개념이 강했다. 지금처럼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천리안이 이쯤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따라서 카세트테이프 또는 CD를 구입했다. (아니, CD도 흔치 않았다. 참고로 LP판 까지는 아니었다... LP는 그보다 이전 세대다) 

따라서 한 번 앨범을 사면 음이 늘어질 때까지 늘었다. 앨범에 들어있는 수록곡도 10곡 안팎이니 한 시간가량 들을 수 있었다. 말인즉, 초등학생때 겨우 용돈을 모아 음반점에 가서 테이프를 사면, 그걸 그 시절 내내 들었다. 전 앨범도 다시 듣고, 또 듣고 했다. 따라서 노래 하나가 그 시절 초등학생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막대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그 때 들은 음악들이 죄다 저항적인 노래라, 우리는 세상이 잘못 돌아가는 걸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이미 잘 깨닫고 있고, 그걸 바꿔나가야 겠다는 마음이 우리 안에 조금은 심어져 있다고. 



5. 행복

이 노래를 듣고 "우리 오빠들은 내 편이에요!"라고 말을 안 한 어린이가 없었다. 

노래 내용이 그렇다. 네가 힘들어하고, 뭔가 포기하고 싶을 때, 우리 강타 오빠가 "약속된 시간이 왔어요 그대 앞에 있어요"라고 해주니 얼마나 가슴이 뛰겠는가. 손을 잡아 일으켜주는 희준 오빠도 그 때는 그렇게 눈도 크고 귀여웠다. 3집의 '빛'과도 맥을 비슷하게 간다고 볼 수 있는데, '행복'이라는 제목 하에 희망을 마구 심어주는 이미지다. 

뮤직비디오만 해도 그렇다. 첫 장면에 얼핏 유승준을 닮은 것 같은 남자 무명배우가 나와서 테니스를 겁나게 못 치는 장면이 나온다. (참고로 이 시대에는 테니스와 볼링 등이 한참 유행이었다. 지금처럼 어른들이 대중적으로 골프를 치는 시절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 배우는 나중에 테니스를 잘 친다. 꼭 여학우 뿐 아니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행복이 가득하길 빈다는 훈훈한 노래다. 마음을 절로 열게 하는 노래다. 



6. 열등감

지금이나 그때나 친구놈이 배신때리고 내 여친을 가로채는 것에 대한 분노는 여전했나 보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과 계보를 함께 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은 노래 중 하나다. 

스토리로 치면 이렇다. 나는 절친인 너를 내 여친한테 소개해 줬는데, 너가 워낙에 돈도 많고 나보다 잘생겼고, 심지어 네 주변에는 여자도 많지 않나! 그래서 여친이 자꾸 너를 나와 비교한다. 그래서 난 열등감에 젖어서 여친에게 헤어지자고 했고, 여친은 "자신감 없는 네 모습 볼 때마다 내가 답답했다"며 "날 잡아줘, 난 널 사랑하니까"라고 한다. (결국 나는 열폭하지만 다행히 여친은 빼앗기지 않았다는 내용) 



7. 12번째 생일

세상에. 이 노래만큼 12살 소녀의 마음을 뒤흔들 수 있는 노래가 있겠나. 내용은 이렇다. 

엄마 아빠는 엄청 무서운 분인데, 내 열 두 번째 생일 전날 엄빠한테 왕창 깨지고, 일요일인 내 생일날 나는 교회 갔다가 집에 왔는데 아이들이 파티 안 하냐며 집 앞에 몰려있었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나는 "엄마 아빠한테 싹싹 빌고 '말씀 순종 잘하고'(이게 가사다) 열심히 공부 하겠다고 해야지"라고 결심한다. 

왠지 내 얘기 같고, 그 땐 그랬다. 내 생일이라고 아이들이 우리 집 앞에 몰려있고, 지금 머릿속에 그려보면 얼마나 귀여운가. 화자인 '나'는 학교에서 내내 자랑을 했을 테고(일요일이 내 생일이다~라고) 아이들은 무어라도 얻어먹을 생각으로 집 앞에 몰려가 있던 셈이다. 그런데 이 아이 참 착하다. 혼난 다음 날 교회도 가고(그 시절 아침에 일어나 교회에 가는 것은 굉장한 일이었다. 아침 8~9시면 엄청난 만화영화가 TV에서 방영됐기 때문에, 어지간해선 교회를 빠지려고들 했다.) 엄마아빠 말씀 순종도 잘 하겠다고 한다. 당시 HOT가 어른들에게 질타를 받던 것을 의식해 이런 내용을 쓴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노래는 참 동요같다. 어떻게 늑대와 양이라는 앨범에 이런 곡이 들어있었는지 지금 들어도 아이러니하다. 곡마다 변신을 하는 장우혁의 랩도 놀랍다. 



8. Tragedy 

마찬가지로 정말 '90년대 음악'이다. 오랫동안 너를 친구로 생각 했는데, 네가 남친이 생겼다니 뭔가 억울하다. 갑자기 네가 여자로 느껴진다! 라는 내용이다. 이 노래를 만일 '90년대 고등학생'의 처지에서 들었다면 주변 남자인 친구들을 순수하게만 보지는 못했을 것 같다. 

그래서 제목도 tragedy다.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보라, 얼마나 비극적인가. 



9. 너와 나

앞 1집 편에서 매 앨범마다 '아 이게 이번 앨범 활동 마지막 곡이겠구나' 싶은 곡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2집에서는 이 노래가 딱 그 노래다. 

재미있는 걸 찾았는데, 98년도에 SBS에서 방영된 <스타예감>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젝키와 HOT가 예능에 나와 대결을 한다. 

►영상  https://youtu.be/XCyIFfOghMQ

젝키는 '탈출'이라는 노래로 박력있는 댄스와 함께 무대가 무너져라고 춤을 추는데, 그 다음으로 나온 HOT는 바로 이 노래, '너와 나'를 잔잔하게 부른다... 댄스vs.댄스로 하든, 발라드vs.발라드로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지금 와서) 든다. 

아무튼,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마지막에 강타가 '너와 나~'라면서 목을 길게 뽑는 그 순간이다. 이 곡에는 랩이 없다. 하지만 래퍼 장우혁, 이재원은 다같이 부르는 부분(후렴구)에서 함께 마이크를 잡고 있다. 

그리고 이 노래는 팬에게 바치는 HOT의 첫 노래이기도 하다. 첫 구절에 "(팬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아 널(팬들을) 사랑한거야. 날 바라보는 너의 눈빛이 따사로와. 나를 보고 미소짓는 너의 모습에 더욱 용기를 얻게 돼, 정말 고마워."부터 시작해서 "네가(너희들이) 세상에 없었다면 우리도 없겠지, 오랜 시간 너희가 보내준 마음(팬레터) 읽어 가면서, 다시 한 번 우리 사랑을 알 수 있었어. (...) 늘 함께 인거야, 너와 나"라는 식으로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 다음 앨범부터는 늘 팬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노래가 들어간다. 



2집 종합

늑대와 양이라는 주제 아래 꽤 많은 시도가 있었다. 이 시절부터 약 15년 동안 sm가수들은 '매 앨범 다른 이미지여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 듯 하다. 컨셉이 늘 달라야 했는데, 대신 처음 데뷔할 때의 모습에서 크게 변하지 않는 선에서 옷과 음악만 살짝살짝 바꿨다. 

2집에서 활동한 노래는 늑대와 양, 행복, we are the future 정도인데, 셋 다 스타일이 매우 다르다. 특히 we are the future에서는 보라색 비닐옷 같은 것을 입고 나오는데(이 때부터 머리 스타일들도 삐죽삐죽 선다) 필자는 이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오빠들'의 사진을 직접 찍어서는 한동안 품고 다녔다. 그땐 디카같은 것이 없어서 필름 카메라로 찍었는데, 밤인데다 조명도 어둡고 춤도 격렬해 다 흔들린 사진이던 기억이 난다. 어느 공연에서 찍은 건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만. 각설하고, 2집 수록곡들은 이 타이틀 3곡을 제외하고도 12번째 생일이나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과 같이 상당히 풍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엔 곡별 집계를 어찌 했는 지는 모르겠으나, 기획사에서 나름 여러 곡을 풀어놓고 이 컨셉 저 컨셉 살폈던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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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HOT 앨범 분석 - 1

deok

과거 사관(史官)들이 남긴 기록은 현재에 와서 역사가 되었다. 어떤 것이 사료(史料)로서 가치를 지니는 지에 대해선 사관의 주관이 개입하기 때문에 역사를 온전히 객관적이라고 볼 수 만은 없다는 말도 있다. 

각설하고, 필자는 1986년 생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던 1996년 HOT라는 존재를 처음 알았고 한참을 매여 살았다. (다시말해 나는 젝키 팬도 신화 팬도, 후에 god 팬도 되지 않은 온전한 HOT 팬이었고, 걸그룹으로 치면 핑클 팬이 아니라 SES 팬이었다. 아이덴티티가 상당히 분명했다.) 소심하고 게을러 집 앞에 가 기다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들의 앨범을 모으고 콘서트에서 찍은 사진을 간직하고 틱톡이라는 달고 자극적인 HOT 모델 음료수를 즐겨 마시던 10대 소녀였다. 20년이 흐른 지금, 음악 전문가는 아니지만 분석 전공자이자 글쟁이 중 한 명으로서 HOT의 앨범과 수록곡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테면, 내가 들은 HOT의 곡은 모두 사료라고 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게 다 젝스키스가 무도에 나와서다. 아, 내 시간이여...


오늘은 1집이다. 참고로 호야, 쭈냐 같은 당시 애칭 및 호칭은 덤덤하게 덜어내겠다. (에헴)


HOT가 데뷔한 건 9월이었다. 데뷔곡은 '전사의 후예'다. 사실 필자는 이 시점 그들을 잘 알지 못했다. 그 시기 4학년짜리 평범한 초딩의 시대로 말할 것 같으면- 서태지 세대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지금처럼 영어 교육이 엄청나던 시절도 아니었다. (알파벳을 중학교 들어가서나 배웠다.) 그 당시 일찍이 영어학원을 다니던 나는 HOT를 '핫'이라고 부르며 아는 척을 했다. (그 때의 쪽팔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필자보다 한두 살 많은 언니들은 대개 농구대잔치를 보며 이상민이냐 전희철이냐를 논하거나 서태지에 빠져있었다. 물론 그들이 HOT 시대의 주 팬층이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당시 '전사의 후예'라는 노래는, 어떻게보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와 뉘앙스가 매우 비슷했다. 그도 그럴것이 '전사의 후예'가 '서태지의 아이들의 후예'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참고로 서태지는 그해 1월에 은퇴했다) 이수만 당시 사장은 이미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 시점까지 내다보고 HOT를 데뷔시킬 기억을 했던 것일지도. 

이후 '캔디'로 이들은 왕좌에 올랐고, 필자는 캔디를 시작으로 전사의 후예로 역주행한뒤 줄곧 악셀러레이터를 부왕 밟았다는 후문...

High-five of Teenagers라는 이름답게 HOT는 과연 십대들을 대변하는 컨셉을 계속 이어갔다. 1집부터 5집까지 내내 그랬다. 


먼저 유투브에 올라와있는 1집 풀버전 앨범을 공유하자면, 다음 링크로 ► https://youtu.be/jDanWwXMx94?list=RDjDanWwXMx94

1집 제목은 'We hate all Kinds of Violence'다.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Candy

2. 널 사랑한 만큼 (As Much As I Loved You)

3. 전사의 후예(폭력시대) (Warrior's Descendant)

4. 노을속에 비친 그대 모습 (Your Image in the Sunset)

5. 내가 필요할때 (When You Need Me)

6. 오늘도 짜증나는 날이네 (Another Bad Day)

7. 너는 fast, 나는 slow (You're Fast I'm Slow)

8. 개성시대 (The Age of Uniqueness)

9. About 여자 (About Women)


1. Candy

필자가 에쵸티를 본격 좋아하기 시작하게 된 노래다. 많은 이들이 그랬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소위 잘 나가는 '일찍 눈 뜬 애들'이나 좋아하는 가수 같았고, 그들의 노래를 그대로 물려받은 '전사의 후예'를 좋아하기엔 좀 겁이 났던 것도 같다. 그런데 그 해 겨울, 갑자기 이 전사 컨셉이던 이들이 털뭉치를 온몸에 휘두르고 롯데월드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ㄷㄷ) 

사실 이때도 팬덤이 어느정도는 형성돼있던 시점이라 여느 여배우를 뮤직비디오에 출연시켰다간 난리가 났을 법도 했다. (웬 금발 여성이 생뚱맞게 출연하는 것도 다 그 때문...) 이 노래를 시점으로 문희준 팬이 급격히 늘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졸귀. "단지 널 사랑해"라며 치고나오던 당시 센터 토니안도 그렇고. 전사의 후예에서 장우혁 팬층이 두터워졌다면, 캔디에선 다른 멤버들에까지 사랑나눔이 이어졌던 것 같다. 

노래 자체는 발랄한 사랑노래고 다들 잘 아는 곡이니 패스. 굳이 비유하자면 젝키의 커플만치? (아아, 앞으로 젝키와의 비유는 하지 않겠다. 논쟁을 원치 않는다. ㅎㅎ 허나 언급을 안 할 수는 없다. 그 두 그룹은 역사를 지탱하는 두 축이었으므로.)


2. 널 사랑한만큼

아카펠라식으로 보컬을 최대한 살린 노래다. 당시엔 이 노래만 들으면 가슴이 그렇게 아렸다. (열 한 살짜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오빠들이 손가락을 부닥치며 또각또각 박자를 맞추는 데 어찌나 감미롭던지. 

사실 이 곡이야말로 전형적인 90년대 발라드다. 유영진의 창법과 스타일이 그대로 녹아있다. 이 시대엔 특히 코러스를 넣을 때 2단으로 하는 경우가 참 많았다. 으뜸화음을 넣는 느낌이랄까. '도'로 노래를 부르면 '미'음으로 꼭 코러스를 넣었다. (뭔가 용어가 있을텐데 이쪽 전공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 


3. 전사의 후예

모두 잘 알다시피 이 노래가 바로 HOT라는 이름의 역사가 시작된 바로 그 데뷔곡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사이프레스 힐의 'I ain't goin' out like that'이라는 노래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어 급히 캔디로 타이틀곡을 옮겨갔다고 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H.O.T.#.ED.91.9C.EC.A0.88 

학교폭력 제로를 외치며 충격적인 뮤직비디오(학교폭력을 당하다 자살한 친구를 그리워하는 어떤 친구의 이야기...라는 슬픈 드라마다)와 함께 등장했다. 춤도 서태지와 아이들의 것과 약간 비슷한 풍으로 좀 건들건들 하는 면은 있었다(ㅎㅎ). 멤버들이 소위 '아데'라 불리는 헤어밴드를 하고 멜빵바지를 걸친 채 나타났던 기억이 선명하다. 특히 안칠현, 아니 강타는 그 특유의 보이스로 꽤 세게 랩을 한다. 아, 사실 HOT 멤버들을 보면 장우혁, 이재원만 랩과 댄스 부문에 충실했다. 다른 멤버들은 이것저것 다 했던 것 같다. 강타야 리드보컬이었다만, 문희준은 랩하다 코러스 넣다 세컨보컬 하다 (결국 락의 세계로...)... 했고, 토니안도 랩도 하고 보컬도 하고... 가창력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차차 하기로 하자.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 부분이다. 멤버중 유일하게 해외파 출신인 토니안이 이런 영어랩을 한다!   

"히어뤼고 히어뤼고 이쓰탐투스탑 움! 더바욜린씨스템 얼더매스 이써밧탐 샹바리포러스탠포 와리자라 대리자라 뱅뱅뱅"

나이먹고 들어도 이렇게 들린다. 

(원 가사는 이거다. Here we go here we go it′s time to stop / MMM the violence hate and all the mess / it′s about time somebody should stand for / what is right that is right Bang bang bang)

내 기억이 맞다면 당시엔 노래 가사 전체에서 한국말이 아닌 가사가 차지할 수 있는 비율이 정해져 있었다. 이를테면 영어 랩이 50%까지 되면 안 되는 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다만 그땐 그랬다. 멤버들의 나이도 만 15세 이상인가 그랬다. 그래서 윤미래가 당시 업타운으로 데뷔했을 때 나이를 속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좋은 노래다. "아~~~ 니가니가니가 뭔데 도대체 나를때려 왜니가니가 뭔데"라는 장우혁표 랩은 정말 지금 들어도 사이다가 따로 없다. 마지막엔 소금인지 대금인지 전통 목관악기의 사운드가 들어가는데, 이 영향은 후에 젝스키스의 <학원별곡>에도 반영됐다는 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학원별곡>은 강성훈의 '아리아리아리요 쓰리쓰리쓰리예~ 아주아주 먼길을 왔네에에에~'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풍으로 시작해 마지막에 사물놀이패 차림을 한 백댄서들이 무대에 합류하는 것으로 끝난다) 

당시 초딩사회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서로 돌아가며 왕따를 시켰다. 꽤 큰 사회 문제로 꼽혔었다. 일본의 '이지메'라는 말이 들어온 것도 이때 즈음이다. 물론 시대를 통틀어보면 언제나 따돌림은 있었다. 카톡방에 지겹도록 초대해서 욕을 하는 잔혹한 따돌림은 없었지만... 그래도 그때 그 시절엔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 옆에 늘 누군가 있었다. 일종의 정의의 사도 같은 사람이 한 두 명은 있었다. 이 곡도 그 누군가에게 '네가 도와야해'라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 때 시대 따돌림의 도드라진 특징이 하나 더 있다.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던 소위 '날라리'라 불리던 아이들이 요즘 시대처럼 '집안부터 성적, 외모까지 모든 조건이 완벽한' 그런 아이들은 아니었다. 



4. 노을 속에 비친 그대 모습

솔리드 느낌이라기보단 박남정 느낌이 날법도 한 90년대 비트 음악이다. 멜로디는 다소 촌스럽기도 하지만 그냥 그 때는 이런 풍의 노래가 정말 많았다. 강타가 거의 혼자 노래를 다 한다. 장우혁이 아예! 카하아- 카하아- 라는 효과음을 넣는다. 기타 전자음도 참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이 노래와 가장 비슷한 느낌을 굳이 찾는다면(?) 이 노래가 있다. 

https://youtu.be/QSaKwjZX4pY   드라마 M의 OST '나는 널 몰라'.... 참고로 이 작품은 1994년 8월에 방영된 MBC 드라마로,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드리자면 심은하 씨가 초록색 눈으로 출연한다는 본격 공포물이었다. 최윤실 이라는 여가수가 부른 '나는 널 몰라'라는 이 곡은 드라마 타이틀곡이기도 하다. 



5. 내가 필요할 때 

이또한 전형적인 유영진 노래다. (ㅋㅋ) 강타가 유영진에 빙의해서 열심히 부르는 노래다. 다행히 장우혁의 아주 짧은 랩이 있을뿐, 이재원표 내래이션은 안 들어가 아직까지 손발이 다 오그라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다음 앨범 발라드부턴 제법 오글거리는 부분이 많다. 

흰 풍선 흔들면서 눈물 흘리면서 노래 따라 불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HOT 앨범들의 특징을 보면 "아, 이 곡을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 활동은 접겠구나" 싶은 곡들이 꼭 있었다. (그래서 해체설이 나올 때마다 그 해 앨범을 받아들고는 '설마, 이게 해체용 노래야?'라며 조마조마해했던 기억이 난다. 해체설은 한 3~4집쯤부터 나왔던 것 같다) 그 곡들의 특징을 보자면, 주로 위로의 메시지를 던지는 노래들이다. 질척한 사랑노래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정말 오빠들이 내 옆에서 나를 토닥토닥 해주는 느낌의 곡이 많았다. 대부분 강타가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열심히 잘 한다. 


6. 오늘도 짜증나는 날이네

앞 곡이 강타를 위한 강타에 의한 노래였다면, 이 노래는 장우혁을 위한 장우혁에 의한 노래다. 물론 이재원도 랩을 하고, 무려 강타도 랩을 한다. 

하지만 "창문밖에 지나가는 시끄러운 차소리가 아침에 날깨웠지이이이~ 라면먹고 잤더니 얼굴이 퉁퉁부어 오늘도 짜증나는 날이네"라는 장우혁 랩은 정말 그 구절구절마다 온갖 짜증이 다 묻어나는 듯 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짜증을 일으키는 요소는 비슷한가 보다. 곡 중간 중간에 징 같은게 울리는데, 국악과 힙합의 절충점을 찾아가는 듯한 느낌은... 아마도 서태지와 아이들의 오마쥬가 아닌가 싶은 느낌도 없지는 않다만. 


7. 너는 Fast 나는 Slow

90년대 댄스음악의 전형이다. 듀스 노래랑 정말 비슷하다. 중간에 토니안과 문희준이 번갈아 고음을 뽑아내는데 정말 노래를 못한다. 하지만 그게 이 음악의 매력이다. 당시 이들의 나이는 겨우 열여섯~열여덟이었다. (장우혁-토니-문희준이 78년생, 강타가 79년생, 이재원이 80년생이다) 세상에 정말 어렸었구나! 

참고로, 중간에 어마어마한 랩이 있다. "쬬맨~ 쬬맨~ 쬬쬬쬬맨~"이라고 한다. 소속사 사장(이수만)은 이미 이때부터 후크에 대한 욕심이 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8. 개성시대 

이 시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노래가 아닌가 싶다. 못생겼다고 집에만 박혀있지 말라는 내용이다. (ㅋㅋ) 당시엔 뭐 일반인이 성형을 한다는 건 거의 상상도 못 했고(쌍커풀 정도가 맥시멈이었다) 어린이들이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는 것은 엄마한테 빗자루로 쳐맞을 짓이었다. (주로 엄마의 립스틱을 탐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화장품이 나온 것도 이 즈음이 처음이었다. 현재도 청순가련한 10대 여자 모델이 주로 광고에 나오는 '클린앤 클리어'도 이 때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유행타지 말고 서로의 개성을 살리자, 신세대여~" 라는 가사에서 벌써부터 느낌이 오지 않나. 당시 시대적으로 X세대라는 말도 이미 지났고, 신세대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2000년대 들어선 사이버세대라 했던가. 매 시대 20대를 지칭하는 단어는 참 다양했다. 


9. About 여자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당시 이들의 나이가 기껏 많아봐야 열 여덟살이었다. 여자에 대해 "미지수야 미지수~"라고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할지도. 여자에 대해 표현한 부분도 지금와 보니 상당히 재밌다. 여자에게 세 가지 힘이 있는데, 하나는 말의 힘, 두번째는 유혹하게 만드는 몸매, 세 번째는 애교라고. 이 세가지를 다 이용하는 여자가 진짜 무서운 여자라고 한다. (ㅋㅋㅋ) 짜식들, 어린 나이에 꽤 굉장한 걸 깨달았구나. 

재밌는건 이 노래에서도 '신세대'를 언급한다는 것이다. 신세대 남성, 신세대 여성. 요즘 어느 노래에 이런 표현이 들어간단 말인가. 



1집 종합

1990년대, 그 시대를 풍미하던 감성과 트렌드를 모두 아우르려고 열심히 노력한 음반이다. 이를테면 '안전빵'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데뷔해서 정착하려면 아무래도...) 허나 2집부턴 놀랍도록 바뀐다. 왜냐? 그때부턴 HOT가 대세를 리드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2집과 1집이 가장 차이가 크다고도 할 수 있는데, 1집은 캔디를 제외하면 대부분 분위기라는 게 꽤 비슷했다. 전사의 이미지, 뭔가 십대를 대표한다는 느낌을 좀 어둑어둑한 반항아의 분위기로 내뿜으려고 노력한 티가 난다. 사랑 노래를 해도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은 게 다 그 때문이다. '내가 필요할 때'도 결국 '우리는 10대를 대표하지만, 10대인 너희들에게는 친구야, 우리가 위로해줄게'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 않은가. 

2집부턴 정말 달라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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