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 seberia

정말 '기자가 예뻐서' 바라봤을까?

analysis

며칠 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기자 노려보는(속된 말로 야리는) 사진'이 화제가 됐죠. 오늘 일각에선 '그..그것은 사실 그 여기자가 예뻐서였다!'라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웃자고 시작한 말에 죽자고 달려드는 건 아닙니다만; 그렇다면 그 우병우의 얼굴에서 정말 "우왕ㅋ예쁨ㅋ"이라는 메시지가 느껴지는 지, 요즘 핫한 인공지능 감정분석 프로그램(MS Project Oxford: AI기반 Emotional Analysis)을 활용해 그 수치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데이터는... 사실 사진이 찍히는 각도 및 타이밍이 정말 중요한지라, 일단 구글에서 검색되는 사진을 중심으로 랜덤으로 골랐습니다. (각 미디어 출처를 밝히지 못해 미안해요!)


진짜 분석에 앞서,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이 프로젝트 옥스포드는 수우우많은 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을 통해 사람의 감정을 검출해내는 방식이랍니다. 아래 링크에 들어가서 데모를 해 볼 수도 있으니 한 번 해 보셔요. 다만, 한국인 같은 동양인 얼굴의 경우, 데이터 비율이 낮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감정 값에 크게 동의하지 못하는 경향도 있어요. 특히! 부정적인 얼굴에 대해서 말이죠. 웃는 표정 같은 건 전세계적으로 비슷하지만, 역겨워 한다거나, 슬퍼한다거나 하는 것은 동양인과 서양인이 짓는 표정 방식이 좀 다르거든요. (실제 저도 한 스무 명쯤 대상으로 실험을 해 보니 그런 피드백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ㅎㅎ) 

데이터값은 <분노, 경멸, 역겨움, 공포, 행복감, 중립, 슬픔, 놀람> 등 여덟가지 감정(중립이 감정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요)에 대해 수치를 보여주고, 그 합은 1로 모두 노멀라이즈(normalize)했답니다. 비율값을 출력한다고 보시면 돼요. 제가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 API를 가지고 실험을 해 봤을때, 대부분 중립 또는 행복감이 가장 지배적으로 나왔고, 그 외의 감정은 아주 적은 비율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관련해 논문부터 어서 끝내야 할텐데 ㅋㅋㅋㅋㅋㅋㅋ) 

링크는 요기 ▶︎▶︎▶︎ https://www.microsoft.com/cognitive-services/en-us/emotion-api



"scores": {
      "anger": 0.00106139132,
      "contempt": 0.00670030946,
      "disgust": 0.00154416647,
      "fear": 0.0000987502863,
      "happiness": 0.01872015,
      "neutral": 0.9382772,
      "sadness": 0.0329297632,
      "surprise": 0.000668298
    }

이 사진이 바로 그 므흣한 노려봄...을 보여주는 대표작인데, 그 값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중립적이라는 판단이 가장 높게 나왔고요. 슬픔(0.0329)-행복감(0.01872)-경멸(0.0067) 순으로 나왔습니다. 앞서 말했듯, 통상 부정적인 값은 잘 나오지 않는 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픔의 값이 행복감보다도 높게 나왔다는 것이, 그래도 좀 의미있는 수치같아 보입니다. 




혹시 몰라 살짝 다른 각도에서 찍힌 사진을 가져와봤습니다. 


 "scores": {
      "anger": 0.00466062641,
      "contempt": 0.008483217,
      "disgust": 0.00337815471,
      "fear": 0.000283517,
      "happiness": 0.0116640572,
      "neutral": 0.9297119,
      "sadness": 0.04014902,
      "surprise": 0.00166950654
    }


이또한 중립 - 슬픔(0.04014)-행복(0.01166)-경멸(0.0085) 순으로 나왔는데요. 부정적인 감정의
 비율이 행복감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normalize한 값이니 수치들을 더해도 될 것 같은데요. anger+contempt+disgust = 0.0166 > happiness=0.0117 로 나옵니다.) 음, 이쯤되면 '반했다'기보단 '빡이 쳤다'(순화시켜 풀어쓰면 '하아 내가 지금 니네 질문에 답해주게 생겼나?') 정도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이분 평소 표정이 이런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실제 분석하다 보면 유독 '웃고 있어도 안 좋은 감정 수치가 높은' 인물들이 좀 있거든요... ex. 김종인...이랄지...) 그래서 청와대 시절 사진 몇 장 더 가져와봤습니다. 비슷한 각도 사진으로 먼저 살펴봤는데요. 


"scores": {
      "anger": 0.000007467897,
      "contempt": 0.0007204781,
      "disgust": 0.000009470894,
      "fear": 0.00000664905656,
      "happiness": 0.00384653336,
      "neutral": 0.9683843,
      "sadness": 0.0269808266,
      "surprise": 0.0000442662749
    }

일단 '중립'을 제외하면 대체로 슬픔 값이 좀 높아요. (집에 우환이 있으신가) 그래도 위 사진에 비해 기타 부정적인 값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입니다. 경멸, 역겨움, 이런 것은 좀 적은 편이죠.   


조금 더 시니컬해보이는, 그러면서 기자를 야리던(?) 것과 각도가 비슷한 사진을 확인해 봤는데요. 


"scores": {
      "anger": 0.0009137483,
      "contempt": 0.002483103,
      "disgust": 0.000823965936,
      "fear": 0.0000622860462,
      "happiness": 0.008210836,
      "neutral": 0.952325642,
      "sadness": 0.033555124,
      "surprise": 0.00162528746
    }

제가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고개 숙이고 눈빛을 내려 까는 분들 사진 많이 분석했지만, 이 정도로 슬픔값이 높은 분은 참 흔치 않았습니다. (ㅎㅎ)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픔 다음 값이 행복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사진에선 은근히 긍정 비율이 있는 편이에요. 



그렇다면, 여기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으니까, 이번엔 박근혜 대통령을 바라보는 모습!을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scores": {
      "anger": 0.000128584186,
      "contempt": 0.00139316765,
      "disgust": 0.0000204426069,
      "fear": 4.1267208e-7,
      "happiness": 0.0000277560866,
      "neutral": 0.99662447,
      "sadness": 0.001768005,
      "surprise": 0.0000371851274
    }

그저 평온한 느낌이네요... 약간 슬프고 경멸스러워하긴 하지만 이 정도 값이면 뭐... 무시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scores": {
      "anger": 0.00001031605,
      "contempt": 0.0000633868549,
      "disgust": 0.00000606544154,
      "fear": 1.265436e-7,
      "happiness": 0.000007915672,
      "neutral": 0.9943095,
      "sadness": 0.00554948673,
      "surprise": 0.0000532410377
    }

이쯤되면 이분이 전반적으로 좀 슬픈 분이라고 봐야할 것 같지만(ㅋㅋ) 대통령에 대해선 대부분 중립적인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뭐 임명장 같은 걸 받을 땐 웃고 있지만, 그런 건 일단 눈빛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니 제하기로 하지요. 

참고로 청와대 시절 우병우 전 수석 사진들은 대부분 처가 땅투기 의혹 얘기가 나오던 시기에 실린 기사 사진들이랍니다. 아무래도 좀 암울한 사진들이 많겠죠. 하지만 그 전엔, 이분이 그리 뭐 자주 실릴 양반도 아니고(검사시절은 제외하더라도...) 그러다보니 더 부정적인 얼굴들이 많이 나오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조선일보 사진기자가 찍은 '친정방문샷'의 결과는 어떨까요? 정답은,


"scores": {
      "anger": 0.00491771568,
      "contempt": 0.00495274225,
      "disgust": 0.002333943,
      "fear": 0.000603230554,
      "happiness": 0.0426047444,
      "neutral": 0.9296485,
      "sadness": 0.00951580051,
      "surprise": 0.005423305
    }

그래도 행복감이 좀 있는 편이네요ㅋ neutral 너무 많이 나와서 좀 실망스럽긴 합니다만.


그리하여 감히 마무리를 짓자면, "여기자가 예뻐서라기보단 빡쳐서 째려본 거 맞다!" 라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MB시절 검찰개혁안 및 감찰 의혹 등등과 관련해 검찰간부들로부터 사퇴요구를 받던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옷을 벗기 전 인터뷰 사진인데요. 당시에 이 자도 이런 사진이 찍혔더랬습니다! (후후 저 여기자가 바로 저예요. A형이라 뒤끝이 좀 있져ㅎㅎ) 여기는 여기자가 안 예쁜데도(!!) 이런 눈빛이 나왔단 말입니다. 이분의 얼굴에서 스믈스믈 우러나는 그 감정을 진짜 진심 걍 한 번 넘나 궁금해서 확인해 봤는데요.


"scores": {
      "anger": 0.0009859364,
      "contempt": 0.0008371636,
      "disgust": 0.000334082171,
      "fear": 0.01186428,
      "happiness": 0.0006033637,
      "neutral": 0.8842088,
      "sadness": 0.0209913366,
      "surprise": 0.08017502
    }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많이 놀라셨네요. 풀어 쓰면... '헐 뭐지 이 @#$^#$%^%는?' 이런 느낌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