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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vs알파고' 분석 보려 했더니... 내 눈 앞에 광고만 50개

analysis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펼쳐진 첫 날, 언론사들의 '광고 게임'도 함께 시작됐다. 정확히는 온라인 상 광고 수익을 거두기 위한 클릭 전쟁이 펼쳐졌다. 9일 오후 3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이세돌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뉴스 건수는 모두 1011건이다. 같은 내용의 글자만 다른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다. 언론사는 84곳에 달했다. 

각 뉴스를 눌러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직접 연결해 광고 개수를 셌다. 이 과정에서 구글의 확장앱 가운데 하나인 애드블록(ad block)을 활용했다. 해당 앱은 사이트에 뜨는 광고를 잡아내 이를 차단하고, 광고가 몇 개나 숨겨있는지를 숫자로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다. 기록된 수치를 토대로 해당 사이트의 광고 개수를 미루어볼 수 있는 것이다. 

가장 광고가 많은 언론사는 헤럴드경제였다. 한 화면에서 숨겨진 광고만 53개에 달했다. 


▲애드블락을 활용해 광고를 모두 지운 모습. 우측 상단에 붉은 원과 함께 53이라는 숫자가 적혀있다. 


▲애드블락을 하지 않았을 경우 화면


그 뒤를 충청일보(48개)와 동아일보(47개)가 이었다. 중앙 일간지 가운데선 동아일보가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 국내 대표적인 통신사인 연합뉴스도 광고가 40개에 달했다. 뉴시스(24개), 뉴스1(11개)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방송사들은 광고 개수가 다소 적은 편이었다. MBC의 경우 애드블록에 잡히는 숫자가 0이다. KBS(1개)와 SBS(6개)도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다만 JTBC(17개)와 TV조선(16개), 채널A(21개) 등 종합편성채널은 두 자릿수를 보였고, YTN은 30개에 달했다. MBN은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5개를 보였다. 

같은 미디어그룹에 속해도 광고 현황은 천차만별이었다. MBN과 같은 매경미디어그룹에 속한 매일경제는 광고로 잡힌 팝업이 4개에 불과했다. 조선일보(15개)와 TV조선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스포츠지(스포츠조선, 30개)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중앙미디어그룹에 속한 중앙일보는 JTBC보다 7개 많은 24개를 기록했고, 일간스포츠는 31개에 달했다. 언론사별로 온라인 광고 유치 방식에 저마다 차이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매체와 신문을 중심으로 하는 매체 사이에도 차이가 있었는데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온라인 매체는 평균 20.35개를 기록했고, 지방지를 포함한 신문사와 방송사의 평균은 22.18개를 기록했다. 헤럴드경제와 충청일보, 동아일보에서 광고 수가 압도적으로 많기도 하지만 세계일보(41개)와 경향신문(32개), 서울신문(32개), 국민일보(32개)도 만만치 않게 높은 수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기존 신문지면에 싣던 광고 유치 방식을 그대로 옮겨와 온라인에서 이어갔을 가능성도 높다. 처음 시작하는 온라인 매체에 비해 광고를 수주하기도 더 쉬웠을 거란 분석이다. 

광고는 언론사들이 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익 구조 중 하나다. 불과 몇 년 전부터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들이 뉴스 기사를 해당 언론사 링크로 바로 연결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고, 이에 따라 언론사들은 실시간 클릭경쟁을 통해 자신의 사이트를 누르도록 독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이른바 '뉴스 어뷰징(abusing)'이 더욱 극심해진 배경이다. 독자들은 광고를 지우느라 정작 콘텐츠를 읽기 어려운 언론사들을 골라 스스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다고 토로한다.  

이날 아침 한 언론에서는 '뉴욕타임즈는 광고 차단 앱을 깐 이용자는 뉴스를 볼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http://news.joins.com/article/19693036) 미국의 한 기자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 내용을 올렸고, 독자들의 문의도 잇따랐다. 


▲ 출처 ( https://twitter.com/jeremymbarr/status/706864707840380929 )

언론사들의 고군분투는 계속된다. 다만 언론사의 수익구조를 보장해줄 정도로 독자들이 눈을 어지럽혀가며 광고를 차단하지 말아야만 하는지에 대해선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사별 광고 개수는 다음과 같다. 

표.pdf